(韩记者日记)迫切出台“禁止人种差别法案”

“今天的讨论会内容怎么样?讨论会开始前不愉快的气氛没有吓到你们吧?不会太伤心吧?”

这是7月11日,新国家党旗下的韩籍菲律宾国会议员Jasmine Lee女士,于国会立宪纪念馆召开多元文化政策讨论会后,对在大厅摄影留念的两名移居韩国的外国女性所说的话。

5年前通过国际婚姻方式来到韩国,并一直生活在此地的越南女性李某,听到这声询问后怯生生地流露出了莫能两可的笑容。站在她身旁的朋友听到同样提问,脸上也浮现出颇为类似的表情。她们并非是听不懂韩国语,也并未非不能回答。

她们似乎受到了某种难以言表的胁制。无独有偶,在不久前与首尔某机构签订就业合同,并且办理了移居韩国手续的一名中国女性也表示出了同感。她们纷纷表示自己无法过多地向外流露自己的意志,如果想接受采访,那么首先要获得上级管理人员的同意。

生活在这片土地上的女人要看人脸色、仰人鼻息,(她们)没有自我。不仅是女性,包括移居劳动者,以及他们的子女,也无不如是。就连已经获得韩国国籍,甚至加入议会成为议员的Jasmine Lee女士,也表示,生活之中曾数百上千此遭遇国鄙夷的目光。且不论他们平日性情如何,终日间只能闭口藏舌、缄默不言,只有看准了韩国人的脸色方可平安无事的恶劣社会气氛,渐由日濡月染,转为甚嚣尘上。

在当天的讨论会上,坚持反对多元文化政策的呼声,以及阵阵倒掌声、嘲笑声连续不断。作为在座的韩国记者,汗颜于此。国会议事,是否应该尊重最基本的规则?如果发言的是一位韩国本土议员,焉敢如此、至此?这些人用极为露骨、示威的行动,表现了对菲律宾出身的韩籍议员Jasmine Lee女士担当韩国议员资格的否定态度。

当天作为旁听者到场的多元文化移居女性睁大了疑惑的双眼。我想她们以后也不敢张口说话了。国会朴副议长在贺词中表达的对于在韩国发展多元文化出身(移居民族)国务总理、长官,甚至总统的希望,瞬时间化为了虚无的幻象。韩国的多元文化社会,首先应该从树立从孩提时代的平等、尊敬,以及建立最基本的法制框架与新意识开始。(金南柱 记者, 王璇译)

[기자수첩] ‘인종차별금지법’ 더이상 미룰 수 없다

“오늘 토론회 어땠어요? 시작 전에 분위기가 험악해져서 놀라거나 마음 상하지는 않으셨어요?”

11일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한 다문화정책 토론회 후 로비에서 기념촬영 중인 두 이주 외국인여성에게 물었다.

베트남에서 결혼을 통해 5년 전 한국에 왔다는 이하나(32)씨는 어정쩡한 웃음만 띤 채 머뭇머뭇 거렸다. 옆에 있던 친구 마이티 후엔(32)씨에게 동일한 질문을 던졌지만 마찬가지였다. 한국말을 못 알아 듣거나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딘지 억눌려 있는 듯 보였다. 얼마 전 서울의 한 구청에 계약직으로 취업한 중국인 이주여성에게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보였고,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는 윗사람들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땅의 이주여성들은 눈치를 보며 산다. 자신이 없다. 이주여성 뿐 아니라 이주노동자, 그들의 자녀들도 마찬가지다. 이자스민 의원도 한국에서 살면서 눈치 100단이 됐다고 했다. 원래 성격이 조용해서 일지도 모르지만, 자기 목소리를 죽이고, 한국인의 기분을 맞춰가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는 어떤 몹쓸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날 토론회에 다문화주의를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박수치던 몇몇 사람들을 보면서 이건 뭐지 싶었다.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개최하는 행사인데 최소한의 룰은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한국 국회의원이었다면 어땠을까. 이자스민 의원을 대한민국 의원으로, 국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노골적인 시위처럼 느껴졌다.

이날 방청객으로 온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이들은 앞으로 더 입을 닫고 살아갈지도 모르겠다. 박병석 국회 부의장이 앞으로 이 땅에 다문화가정 출신 국무총리, 장관, 대통령이 탄생되기를 희망한다는 축사는 그래서 공허했다. 유치원 때부터 사람은 모두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세뇌에 가까운 교육과 차별금지법 등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김남주 기자 david9303@theasian.asia